Adobe 시대의 동양미술사 (1) 머리말
먹과 붓에서 픽셀과 코드로: 디지털 시대, 아날로그의 경계를 넘어 ‘동양미술사’를 다시 생각하다.
일본에서 '미술사'에는 몇 가지 종류가 있다. '서양미술사', '일본미술사' 그리고 '동양미술사'다. 이번에 나는 '동양미술사'를 쓰기로 했다.
애초에 '동양미술사'란 무엇일까. 나는 그 답을 찾기 위해 먼저 100년 전의 책들을 파헤쳐 보았다.
오무라 세이가이(大村西崖)가 1925년에 저술한 『동양미술사』. 이 책에서 오무라는 특히 중국과 일본에 대해 이렇게 썼다. "중국은 문화의 연대가 가장 오래되었고 문헌이 풍부하며 확실할 뿐만 아니라, 예술적 유물도 많기 때문에 이곳을 기반으로 설명하는 것이 가장 편리하다. 일본 문화는 고대부터 중국에서 전래되었으며, 미술사상의 연대도 그 약 3분의 1에 불과하다. 본래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미술과 공예 사이에 차별이 없었다. 진정한 문화의 양상을 알기 위해서는 연대가 오래된 것일수록 각각의 공예도 이해해야 한다. 또한 예부터 중국과 일본에서 회화, 서예, 골동(서화골동)은 동종의 것으로 취급되어 왔다."
"응?" 나와 당신 모두 분명 신경이 쓰였을 것이다. 지금은 어떤가?
또 다른 100년 전의 책도 읽어보자. 『아르스(Ars) 대미술강좌』에는 '동양화'라는 항목이 있다. 지금의 '일본화'나 '수묵화'의 원류다. 집필자는 화가이자 시인인 고스기 미세이(小杉未醒). 미세이는 서두에서 서양인을 '분석적(과학적)', 동양인을 '통합적(정신적)'이라고 정의했다. 서양인은 1에서 10으로 세분화하지만, 동양인은 10이나 되는 재료를 단 하나의 선, 하나의 점으로 응축한다(열을 하나로 만든다). 그렇기에 그곳에 '여백'이 살아나는 것이라고.
"응?" 나와 당신 모두 다시 한번 신경이 쓰였을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디지털 툴, 혹은 '레이어의 통합(Merge Layers)' 그 자체 아니던가?
본론에서는 제목 그대로, 디지털 네이티브 시대의 '동양미술사'를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관심 있는 분들은 먼저 이 기사도 읽어주길 바란다.



